내.사.축의 첫 주인공은 '황새' 황선홍이다.
초등학생때 축구에 한참 미처 살던 시절 98프랑스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이 한창일때 우리나라 축구짱은 '독수리' 최용수 선수였다.(세계짱은 호나우두!!)
기억하는가. 상대 국가들이 최용수만 보면 덜덜 떨던 시절을ㅋ 추억이 아련아련 ㅠㅠ
엄청났다. 특히 머리에 걸리면 얄짤 없었다.
아무것도 모르던 국딩?초딩의 눈엔 당시 대표팀은 월드컵 우승도 할 수 있는 엄청난 팀이었다.
그런데 어떤 공격수가 대표팀에 복귀한다는 스포츠 뉴스의 소식이 들려왔다.
독수리가 있는데 누가 더 필요해?.. 뭐? .. 황새..??
그는 98년 4월1일 비가 억수로 내리던 잠실에 나타났고, 일본을 상대로 훌쩍 날아올라 골을 박았고, 세레모니했다. 마치 황새처럼.
98년4월1일 잠실대첩 복귀전 골(사진출처:연합뉴스)
그냥 내 눈속에 첫모습부터 날 홀려 버렸다. 그당시 한일전이 지금의 한일전인가. 그야말로 대첩이었다. 갑자기 나타나서 대첩에 결승골을 박아버리다니.
왜 이런 선수가 이제서야 나타난거지. 그렇다. 부상 복귀였던 것이다. 황새의 팬들이 지금도 떠올리면 가슴 아파하는 그 말. 부상..
당시 한일전 2연패로 침체된 대표팀 분위기를 한방에 바꿔놓았고 98 프랑스 월드컵의 기대감은 황새의 복귀로 인해 최고조로 올라갔다.
독수리와 황새의 조화라니...
명예회복을 다짐한 98월드컵..그러나..
프랑스로 떠나기 전 마지막 평가전인 중국전에 다시 한번 출전한 황선홍.
'공한증'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당시 중국은 우리 대표팀에 상대가 되지 않았다.
부상에서 뒤늦게 복귀한 황선홍에게는 부담없이 실전 컨디션을 끌어올릴 최적의 상대.
98프랑스 월드컵 직전 평가전(사진출처:스포츠서울)
공이 중국 골키퍼와 최전방 공격수인 황선홍의 사이에서 키퍼쪽으로 흘러가는 애매한 상황.
황새는 전력질주했고 그당시 지켜보는 상황에서도 조금 무리가 아닐까 하는 대쉬였다.
결국 키퍼의 몸에 걸려 넘어졌고, 공중에서 정말 크게 한바퀴 돈 후 바닥에 떨어졌다.
그대로 실려 나갔다. 아마 십자인대 부상이었던걸로 기억한다. 그당시 실려나가는 그의 표정은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결국 그 부상으로 월드컵 본선에 단 한차례도 출전하지 못했다.
당시 그의 나이가 서른하나로 마지막 월드컵이라는 여론이 많았고, 나중에 알았지만 94년 월드컵에서의 부진으로 명예회복을 노렸던터라 그의 부상은 그에게나 팬들에게나 아프기만 하였다.
J리그 정복으로 다시 한번 꿈을 꾸다.
세레소 오사카 시절 황선홍(사진출처:스포츠조선)
그는 98월드컵 직후 j리그로 진출하였고, 진출 첫 해 득점왕에 등극한다.
거의 매경기 골을 넣었던것으로 기억한다. 대단하다는 말밖엔.
상처난 팬들의 마음을 득점왕으로 달래준 황새. 그러나 그는 더 큰 목표를 마음속에 품고 있었을 것이다.
서른 다섯의 공격수, 그의 마지막 월드컵..
단숨에 일본리그를 점령하고 다시 대표팀에 복귀한 그는 진정 마지막 월드컵을 준비한다.
복귀 후 평가전에서 많은 골을 넣으며 대표팀을 이끈다.
코리아컵 멕시코전 헤딩골, 컨페더레이션스컵 호주전 골 등 기억에 남는 골이 많다.
특히 호주전 골은 정말 기가막힌다 ㅋ 그만이 보여줄 수 있는 골.
그렇게 맞이한 네번째 월드컵. 그당시 그의 나이 서른 다섯.
대표팀 최고참으로 한일 월드컵에 출전한다.
얼마나 벼르던 순간이던가.
2002월드컵 폴라드전 선제골(사진출처:대한축구협회)
폴란드와 월드컵 첫경기 선제골. 그리고 4강 진출.
얼마나 많은 생각이 들었을까. 고국에서의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
여러 사람들은 황선홍을 한이 많은 선수라고 한다. 그동안의 세번의 월드컵때문에.
이날 황새팬들은 정말 많이 울었다. 나 역시.
그리고 그 해 브라질과의 친선경기에서 한 나라를 대표했던 공격수는 무엇보다 소중히 여겼던 태극마크를 그렇게 반납했다.
A매치 통산 103경기 50골
홍명보 선수와의 대표팀 은퇴경기(사진출처:스포츠조선)
축구에 관심이 많이 없어진 요즘 그가 너무 그립다. 이제 아재의 나이라 너무 옛날만 찾는 걸까?
다시 그가 나타난다면 매일 축구장을 찾을텐데..
매일 그의 기사를 스크랩해서 파일철에 넣을텐데 ㅋㅋ
이제 선수가 아닌 지도자 황새를 응원하리.
아주 옛날에 봤던 그의 기사 타이틀이 생각난다.
"비상(飛上)하라, 황새"